프로야구
'장타력 상승' 박찬호 "전반기 70점, 남은 30점 마저 채울게요"
KIA 타이거즈 주전 유격수 박찬호(27)가 전반기 한 단계 나아진 타격 능력을 증명했다. 박찬호는 2022시즌 출전한 70경기에서 타율 0.268 2홈런 29타점 34득점을 기록했다. 출루율은 0.331 장타율은 0.349다. 객관적으로는 썩 좋은 성적은 아니다. 타순, 포지션 등 특정 기준으로 범위를 좁혀도 마찬가지다. 박찬호는 공격보다는 수비 기여도가 높은 선수로 평가받는다. 지난 3시즌(2019~2021) 남긴 타율은 0.243다. 그래서 장타력이 향상된 부분은 괄목할 만하다. 2021시즌까지 통산 0.290이었던 그의 장타율이 5푼 이상 올랐다. 2루타는 15개를 생산했다. 2020년 새긴 자신의 한 시즌 최고 기록(16개)을 무난히 넘어설 전망이다. 6월 넷째 주 이후 출전한 16경기에선 타율 0.292를 기록했다. 멀티히트만 5번. KIA 타선이 한창 가라앉았던 시기, 박찬호는 타선 리드오프를 맡아 홀로 분전했다. 전반기 내내 1번 타자를 찾던 김종국 KIA 감독의 고민도 덜어줬다. 박찬호는 나아진 공격력에 대해 "원래 볼카운트에 따라 레그킥(Leg kick)과 토탭(Toe tap)을 병행하는데, 6월 말부터는 조금 더 선호하는 레그킥을 주로 쓰고 있다. 달라진 건 그 정도다. 6월 말 몇 경기만 반짝했던 것이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지난 시즌 막판에는 (타격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은 것 같았다. 원하는 코스에 공이 들어왔을 때 인플레이로 만들거나, 최소한 놓치지 않고 타격하는 빈도가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기복이 있다. 더 나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격 선봉장을 맡은 건 의미를 부여한다. 박찬호는 "1번 타자로 나서는 건 재미가 있었다. 내가 활발하게 움직일수록 팀 경기력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서 책임감도 생겼다. 다른 사람에 묻어가지 못하는 성격인데, (1번 타자는) 나에게 잘 맞는 것 같다. 타순을 두고 동료들과 경쟁하는 건 무의미하지만, 계속 1번에 나서고 싶다"며 웃었다. 박찬호는 2019시즌 도루왕(39개)이다. 올 시즌도 17개로 이 부문 4위에 올라 있다. 타이틀 재도전에 욕심낼만하지만, 그는 "(현재 도루 1위인) 김혜성이 너무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나는 30도루를 목표로 삼고 있다. 출루를 더 많이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도루왕을 의식하다가 시즌 막판 체력 저하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 타격뿐 아니라 수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박찬호는 자신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임무가 '수비'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나는 '수비형 유격수'라는 수식어를 애써 지우고 싶지 않다. 타격은 시즌 종료 시점에 2할 7~8푼을 유지하고 있으면 만족할 것 같다. 수비만큼은 꼭 1등을 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호는 12일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목에 담 증세가 생겨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후반기를 준비할 예정이다. 박찬호는 "전반기는 70점을 주고 싶다. 스스로 기대했던 퍼포먼스도 종종 나옸다. 남은 30점은 더 채우기 위해 남겨두겠다. 올 시즌은 OPS(출루율과 장타율 합계) 7할도 넘겨볼 것"이라며 전반기 소회와 후반기 각오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2022.07.14 11:30